‘별밤’에 사연을 보내는 ‘응답하라 1988’ 속 인물들 ⓒtvN
저녁 식사 후 아이들은 친구 집에 모여 '별이 빛나는 밤에'를 함께 청취하며, DJ 이문세와 동갑내기 친구에게 느끼는 짝사랑의 감정을 나누며 웃고 울기도 했다. 이러한 장면은 1980년대 서울 쌍문동 골목을 배경으로 다섯 가족의 따뜻한 일상을 그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일부이다. 드라마는 라디오 사연을 통해 풋풋한 첫사랑과 애틋한 짝사랑의 감정을 전하고 있다.
1969년 첫 방송을 시작한 ‘별이 빛나는 밤에’는 56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온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이종환, 김기덕 등 유명 진행자들과 조영남, 이수만, 서세원 같은 인기 연예인이 DJ로 활약했다. 특히, 1985년부터 이문세가 DJ를 맡아 12년 동안 프로그램은 절정의 인기를 누렸으며, 청소년들의 사연을 소개해 사연의 주인공이 단번에 스타가 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별밤 뽐내기 대회'를 통해 옥주현, 이수영, 이기찬, 리아, 박기영, 진주 등이 가수로 데뷔했고, 박경림도 '별밤'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비록 이문세의 '별밤'이 1980~90년대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 이전에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많았다. '2시의 뮤직쇼'의 김기덕, '밤의 디스크쇼'의 이종환, '골든 팝스'의 김광한은 '3대 DJ'로 불리며 라디오의 대표적인 스타로 자리 잡았다.
라디오가 전성기를 맞이했을 때조차도, 그것은 '올드 미디어'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매체로 평가받았다. 1920년대에 처음 등장한 라디오는 세계 1차 대전 동안 정보 전달과 선전 수단으로 역할을 시작했다. 오랜 역사만큼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위기론이 제기되어 왔다. TV의 등장, 인터넷의 확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부상 모두 라디오에 대한 위기의 소리로 이어졌다.
현대에 이르러, TV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OTT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지금의 상황은 과거보다 더 심각한 위기 경고를 받아들이고 있다.
라디오의 전성기와 비교하면, 2010년까지 34.6%였던 라디오 청취율은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10%대로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디오 콘텐츠'라는 관점에서는 라디오가 여전히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라디오 청취율은 15.6%로, 주로 40대와 50대가 주요 청취층이었으나, 온라인 오디오 콘텐츠 청취율은 18.4%에 달했다. 이 중 팟캐스트는 1.8%에서 2.5%로, 오디오북은 0.7%에서 1.6%로 증가했다.
플랫폼의 확장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적인 FM 라디오를 넘어서 팟캐스트, 팟빵, 스푼 등의 새로운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젊은 층도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청취자들이 '내가 원하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팟캐스트는 현대 대중의 파편화되고 개인화된 취향을 정확히 겨냥하며 영향력 있는 포맷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 세계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5억 8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10대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젊은 층에서도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의 접근성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팟빵에서 운영하는 팟캐스트 사이트에 게시된 순위에 따르면 1위는 '최욱의 매불쇼', 2위는 '손에 잡히는 경제', 3위는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크라임', 4위는 '대안뉴스', 5위는 '김종배의 시선집중', 6위는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 7위는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이 차지했다. 이는 시사, 경제, 세계사, 일상 등 장르가 겹치지 않을 만큼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